12주차 검진(정확히는 11주 6일)
9주에서 12주가 되기까지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그 사이에 태아보험 가입, 자동차보험 자녀할인 특약도 신청, 호캉스 등 많은 일을 보냈다
드디어 검진날.
난임병원에서 분만병원으로 전원 후 첫 보람병원 진료를 갔다 :)
너무 두근두근 했고 아이가 얼마나 자랐을지 너무 궁금했다
12주차라 기형아 검사를 하러 갔는데
입체 초음파도 있다고 해서 우리 아이가 어떻게 크고 있는지 너무 궁금해 입체 초음파를 진행하기로 했다 :)
입체 초음파는 배 초음파와 별개로 추가 비용을 내고 한다
친구한테 이미 들어서 마음을 먹고 갔지만 금요일 아침 9시인데도 보람병원 대기는 너무 길었다
예약시간을 훌쩍 넘겨 들어갔다
지루함에 지쳐갈 때쯤 진료 순번이 되었다
예약은 보람병원에 전수분 선생님으로 되어있었다
제일 빠른 빈 시간으로 해달라고 했는데 전수분 선생님으로 예약이 되었다
나중에 친구한테 들어보니 여자 선생님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 여자 선생님 예약이 힘들다고 했다
계류유산
어쨌든 기다렸던 선생님과의 첫 대면 후 간략히 시험관 시술 관련 정보 및 산전검사지를 바탕으로 한 상담 후 초음파를 진행했다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초음파를 위해 누웠는데 선생님이 계속 아이를 찾으시더니
말을 아끼시는 듯 뜸을 들이셨다
조금씩 불안해 졌다...
아기가 자라지 않았다고 하셨다
12주 차인 아기가 9주 크기에서 더 이상 자라지 않고 멈춰있다고..
심장이 뛰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 얘기를 듣고 찰나의 순간에 오진일 수도 있겠지 아니겠지라며 속으로 현실을 부정했다
하지만 몇 번이나 초음파 기계로 아이를.. 심장소리를 찾으셨던 걸 알아서... 점점 현실이 받아들여졌다
현실이 다가옴과 동시에 눈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눈물이 멈추지 않아 초음파를 하던 자세로 그대로 누워있었다.
간호사님이 잠시 마음을 추스르고 괜찮아지면 나오라고 하셨다
남편이 옆에 있으면서 토닥여주다가 몇 분 있다가 함께 나갔다
다시 나와서 상담을 했다 선생님의 얘기가 들렸다가 안 들렸다가 온갖 생각이 가득했다
선생님이 내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해 주셨다
몸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우선 자연배출을 기다려보자고 하셨고
혹시 자연배출이 되지 않으면 다음 주 금요일에 소파술을 하자고 하셨다
그렇게 상담이 끝나고 수술 관련 안내로 잠시 진료실 앞에 기다려 달라고 해서 진료실 앞에 앉아 있었다
정말 많은 산모가 있는 진료실 앞에서 하염없이 남편에게 기대어 눈물을 흘렸다
사람 앞에서 우는 걸 싫어하는데도 도저히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감정이 추스러지지 않았다
간호사 선생님이 나와서 소파술 안내를 해주셨다
설명을 듣는 내내 울었다
남편이 진료비 수납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하필 오늘 남편차가 아닌 내차로 운전을 하고 왔다...
그 와중에 운전대를 잡았다
남편이 운전을 해주겠다고 했는데 보험이 없는데 운전하는 건 위험한 거 같아 정신을 부여잡고 운전을 했다
(나중에 남편이 한 얘기로는 평소와 다르게 운전을 해서 옆에서 많이 겁이 났다고 한다.
평소에 조심조심 안전운전하는 편인데 세상에 미련이 없는 사람처럼 평소와는 달리 운전을 했다고 한다)
여차저차 운전을 마치고 주차를 하고 집에 왔다
침대에 누워서 또 하염없이 울었다
몇 십 분을 운 거 같다. 그리고 눈물이 멈췄다가 또 눈물이 났다
그렇게 하루종일 울다 보니 저녁이 되었다
배도 고프지 않아 점심을 먹지 않았다
그래도 남편이 뭐라도 먹자고 챙겨줘서 저녁은 조금이나마 먹었다
계류유산 통증
그리고 갑자기 저녁이 지나 밤이 되니 배가 조금씩 아프기 시작했다
점점 배가 아프기 시작해서 잠을 자다가 깨고 자다가 깨고를 반복했다
배가 아프긴 하지만 참을만한 정도라 잠을 설치며 고통을 참았다
10시 11시 12시 .. 매시간 깨며 새벽에도 수시로 잠에서 깨다가 아침을 맞이했다
아픈데도 계속 눈물이 났다
아파서 힘들었지만 사실 아픔보다 슬픔이 컸다
슬퍼서 고통이 더 약하게 느껴졌나 보다
토요일 아침 해가 뜨기 시작했다
날이 밝아지며 더 아파졌다
하필 오전에 남편의 시험이 있었다
남편이 시험을 치러 가기 전에 보람병원에 전화를 했다
계류유산 진단을 받았는데 통증이 너무 심하다고 얘기하니 아프면 타이레놀을 먹고
너무 아프면 병원에 내원하라고 했다
남편이 병원을 가자고 했는데 소파술보다 자연배출이 몸에 무리가 덜 갈 것 같아 고통을 계속 참았다
남편은 계속 아픈 내가 걱정이 되어 시험을 치러 가지 않는다고 했으나
조심히 잘 다녀오라고 올 때 타이레놀만 사달라고 했다
점심이 다 되어 갈 때쯤 남편이 돌아왔다
그동안 복통이 더 심해지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 환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타이레놀을 먹어도 소용이 없었다 너무 효과가 없어서 한 알을 더 먹었는데도 통증이 변화가 없었다
이제 소리를 지를 만큼 고통이 심해졌다
남편이 옆에서 계속 병원에 가자고 설득했는데 나는 시험관을 또 해야 하니
허약한 내 몸이 걱정되어 조금만 더 참아보겠다고 했다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이불을 손가락으로 쥐어뜯을 듯이 움켜잡았다
통증의 간격이 점점 짧아졌다
중간에 너무 아파서 소리를 내면서 참다가 잠시 기절했다
소리를 내다가 기절하고 일어났더니 시간이 지난 거 같았다
정신이 들고나니 다시 고통이 찾아왔다
토요일 야간진료시간이 되었다
어느새 통증이 15분 간격에서 10분, 5분 간격으로 짧아졌다
그러고 조금 있다가는 2~3분 정도로 더 짧아졌다
소파술
거의 하루동안 복통을 참다가 진통이 점점 짧아지고 더 이상 참을 힘이 없어서 남편과 야간진료를 받으러 보람병원에 갔다
병원문을 들어서는데 진료가 끝난 시간이라서 그런지 1층이 어두웠고, 빈 의자에는 남편으로 보이는 30대 전후의 남자들이 앉아 있었다
다들 무슨 일인가 싶었는지 힐끔힐끔 내쪽을 쳐다봤다
병원에 오니 다시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병원에 오니 유산한 게 더 떠올랐다
눈물을 흘리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에 향했다..
2층에 도착하니 부부 여러 쌍이 의자에 앉아있었다
2층에서도 난 한 몸에 시선을 받았다
내가 들어가니 복도에서 수군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2층은 조리원의 산모와 남편이 면회를 하는 공간이었다.....
야간진료에 하필 그 많은 시간 중에... 면회시간에 보람병원에 가다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지금 엄청난 복통에 힘든 게 다행이라고 느껴졌다
계속 눈물이 났다...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계속 눈물이 왔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유산이라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 컸다
병실에 도착해 잠시 몸상태 및 유산 진단 관련 상담을 하고 소파술을 진행했다
병실에 도착하고 얼마 되지 않아 수술을 했다
수술은 얼마 안 걸렸다
10~15분이 걸렸다고 남편이 얘기해 줬다
마취도 금방 깼다
깬 지 얼마 되지 않아 의사 선생님이 오셨다
산모의 잘못이 아니라고 해주셨다
아이가 약해서 그런 거니 더 건강한 아이가 찾아올 거라고 하셨다
유착방지제를 뿌렸다고 하셨다(나중에 들었는데 뿌리는 게 아니라 바르는 거라고 한다. 설명을 쉽게 하고자 뿌린다고 하셨나 보다)
그렇게 조금 더 누워있으면서 수액을 다 맞고 집에 갔다
일어서니 피를 너무 흘려서 그런 건지 마취 때문인 건지 조금 어지러워서 비틀거렸다
이렇게 아이를 하늘나라로 보내주었다
시험관 시술 과정
1. [시험관/산전검사] 울산남구보건소 신혼부부 건강검진/예비엄마 엽산제 지원
2. [시험관/난임병원 상담] 난임진단서/사실혼 결정서 받기(마마파파&베이비 산부인과 상담)
3. [시험관/시술 진행] 시험관 시술 일정표 & 주사 시작(마마파파&베이비 산부인과)
4. [시험관/난자, 정자채취] 난자, 정자채취(마마파파&베이비산부인과)
5. [시험관/배아이식] 동결배아이식, 크리논겔(마마파파&베이비 산부인과)
6. [시험관/배아이식결과] 4일 배양 1등급 동결배아이식 후 증상, 배아이식 결과, 임테기 지옥(마마파파&베이비 산부인과)
7. [시험관/피검사] 배아이식 후 피검사(마마파파&베이비 산부인과)
8. [시험관/임신확인 후 준비] 임신확인서 발급 후 챙길 것 1_국민행복카드_국가바우처 건강보험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마마파파&베이비 산부인과)
9. [시험관/임신확인 후 준비] 임신확인서 발급 후 챙길 것 2_보건소 임산부 등록(2023년 임산부 등록 기준) (마마파파&베이비 산부인과)
10. [시험관/임신확인 후 준비] 임신확인서 발급 후 챙길 것 3_정부24 맘편한 임신 원스톱 서비스(마마파파&베이비 산부인과)
11. [시험관/임산부정기검진] 임신확인서 발급 후 첫 검진 후기_7주차,8주차 검진(마마파파&베이비 산부인과)
12. [시험관/임산부정기검진] 임산부 9주차 검진 후기_마마파파졸업(마마파파&베이비 산부인과)
13. [시험관/임신확인 후 준비] 태아보험 가입(현대해상 종합보험 가입 & 삼성화재 실비) + 현대해상 자동차보험 자녀할인 신청(자동차보험 사실혼 자녀할인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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